위험한 공구를 다루는 작업을 하는 사람은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로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정명우에게 가장 민감해지는 감각은 청각이다. 그는 작업 중에 들리는 공구의 소리에서 리듬과 하모니를 찾고 각 소리들의 배합에 집중한다.
그는 2013년에 아홉가지 공구소리를 들을 수 있는 '909'를 제작한다. 이것은 그에게 일종의 악기와도 같다.
그는 트럭위에 아홉개의 공구를 놓고, 공구의 소리가 만들어내는 각기 다른 음색과 박자로곡을 만든다. 정명우의 여러 곡들 중에는 <움직이는 바닥에게>가 있다. 이것은 그가 작가 이주요의 <무빙플로어>와 ‘타이프라이터’ 작업을 돕고, 2013년 하반기에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던 《나이트 스튜디오》전에서 다시 대형 <무빙플로어>제작의 메인 어시스턴트로 참여하면서 만든 노래이다.
<움직이는 바닥에게>는 차후 퍼포먼스의 형태로 발전하여, 공구를 다루고 재료의 치수들을 되뇌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것은 정명우가 아두이노를 작동하여 공구을 조정하고 이 소리에 맞춘 댄스와 함께 9분 동안 진행된다. 이것은 이주요의 '다큐멘테이션 룸'중 타인에 의해 증식, 진화하는 기록의 일환으로 아트선재센터에서 3차례 소개된 바 있다.
비디오_ 2014년 1월 아트선재 퍼포먼스 장면
청각에 집중하면서 처음 909와 <움직이는 바닥에게>퍼포먼스를 진행했던 정명우는 제작할 때 필요한 여러 감각들 중 시각적인 감각을 전면에 두기로 결정한다. 동시에 기존에 트럭위에 놓였던 '909'오브제에서 느껴지는 육체 노동과 육중한 무게감을 온전히 제외하고, 이전 작업의 무게와는 사뭇 다른 가볍고 날렵한 형태의 결과물을 제시하게 된다.
이븐더넥 '반 미터위' 전시 중 (왼쪽부터)
정명우, <309 해머 시트 309 Hammer Sheets> 2014, 혼합재료, 가변 크기.
정명우, <509 핸드 그라인더 시트 509 Hand Grinder Sheets> 2014, 혼합재료, 가변 크기.
정명우, <109 직소 시트 109 Jigsaw Sheets, 2014, 혼합재료>, 가변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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